모처럼 안면도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매화노루발은 안녕하신가?

참 대단하다 싶다.

잘 보면 묵은 잎 사이에서 새순이 준비되어 있다.

박주가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열매를 처들었더니

씨가 바람에 모두 날아가버렸다.

4월까지 떫은맛 대신 달콤한 맛을 채워갈 것이다.

이거 하나 겨우 건졌다.

풀처럼 보이는 계뇨등은

이맘때가 되면 나무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댕댕이덩굴은 잎자국에 관다발자국이 7개가 있다고 하니 이건 아닌 듯하다.

혹시 인동덩굴인가...

멀리 말똥가리로 보이는 녀석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내게 견제구를 던지더니

더 가까이 가니까 훨훨 날아가버렸다.

얼른 안면도수목원을 찾아 들어갔다.

주차비 내기 싫어 주변 공터에다 차를 세우고는

카메라 목에 걸고 배낭 짊어진 채 어슬렁 나타나는 나를

이제는 매표소 직원들이 다 알아볼 정도가 됐다. ㅎㅎ

이곳의 납매는 약간 그늘진 곳에 있어서 그런지

이제 겨우 꽃봉오리를 열 태세다.

초보자들이 헷갈리곤 하는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겨울눈으로도 쉽게 구별된다.

둘다 삼지창 모양 같지만

가막살나무는 '날아라 수퍼보드'에 나오는 삼장법사의 모자처럼 생겼고

겨울눈이 길쭉한 보리수나무에 비해 좀 둥그스럼한 편이다.

꼭 이런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면 약간 다른 것들인지 확인해봐야겠다.

말오줌대의 겨울눈과 잎자국은 아래와 같이 생겼다.

가래나무처럼 호두나무의 잎자국도 원숭이 모양을 닮긴 했지만

원숭이보다는 양의 얼굴에 가까워서, 건드리면 '메~~~' 하고 소리가 날 것 같다.

아직 잎이 그대로 달려 있기도 하고 새잎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새잎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고 그렇다.

미국 도색잡지에 나오는 모델의 손톱 같다.

저 솟대에 내 마음 띄워보내면 무슨 소식을 갖고 돌아오려나...

오늘은 낙조 찍으러 온 사람도 없고

군것질거리 파는 아주머니도 나와 있지 않았다.

날씨가 몹시 추운 데다가 아마도 썰물 때라 그런 모양이다.

d300은 괜찮은 색감을 보여주었다.

나는 나의 직업으로 이 일을 택해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면서

그동안 알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지 못하는 것을 제일 안타까워했는데

이제는 그들과 멀어져도 보통 멀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마음이 참 좋지 못했다.

내가 바쁜 탓도 있지만

나의 직업이 그네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일이 아니다 보니,

한때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역의 마당발이자 소식통이었던 내가 지금은

외톨박이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가 된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 일을 집어치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밀고 가서 그만큼의 보상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힘내라구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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