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손양과 '서울'에 머물렀습니다.

'머물렀다'는 표현은 서울시에 '주거지'를 둔 '시민'으로서 어쩐지 '객'같은 느낌이 드는 표현이지만,

실상,서울에 머물수 있는 주말이 저에겐 그닥 흔한 일은 아니어서요.

아침부터 저녁까지...집안 구석 구석 청소도 하고,

남대문 카메라 가게에 나가 필요했던 물품도 구매하고,

동안 밀린 '그리운 이들'얼굴 보는 일도 한꺼번에 하려니,

그러다보니... 참 바쁘더군요.

 

그리하였던 주말,일요일의 마지막 만남의 장소는 '대학로'였습니다.

약속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대학로의 뒷골목 '낙산공원'에까지 올랐습니다.

 

 

 

"아빠! 난 이 곳을 엄마랑 몇번씩 왔었어요.

처음 온날엔 엄만 카메라를 안 가져와서 내 사진 한장도 못 찍어줬고,

그 다음번엔...카메라는 가져왔는데 밧데리를 안 가져왔다지 모야~"

 

"으으으!!!!!!! 손양! 그거 비밀이랬잖아!

엄마 상태 안 좋은거...우리끼리! 우리끼리 비밀이래놓고선! 흑~"

 

그렇습니다.

지난 겨울 춥고도 추운 날, 낙산공원 벽화마을을

손양과 몇번씩 산책을 하였던 적...있습니다.

'건망증'을 한껏 내 몸 곳곳에 안은채로요. ;;^^

 

 

낙산(駱山)은 서울의 형국을 구성하던 내사산(남산, 인왕산, 북악산, 낙산)의 하나로,

 풍수지리상 주산인 북악산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산이라고 합니다.

 ‘낙산’이라는 이름은 산의 모양이 낙타 등처럼 볼록하게 솟았다 해서 지어진 것으로,

원래는 ‘낙타산’이었다죠.

 

 

혼잡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던 대학로를 등지고,

조금은 딴 세상 같은 대학로의 좁다란 뒷골목을 아주 조금 올랐을뿐인데,

낙산공원을 조금 지나 이렇듯 세상을 내려다보자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도시 전망'에 순간 가슴이 뻥 뚤린듯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그리곤 이내 '씁쓸한 혼돈'이 스며들기도 하지요.

"지금...이곳은 어디?"

 

 

 

손양과 이 조형물을 볼때마다 기분이 흥분되어지곤 합니다.

언젠가 제가 얘기했었던가요?

http://blog.naver.com/psa3333/**********

이 느낌과 비슷한 사진을 한권의 책에서 발견하고는,

이내 '떠남의 병'이 도져 시름 시름 앓았다고요.;;^^

 

 

하하...비슷하지요?

 

 

 

도시의 신사와 바둑이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요?

시간을 거슬러서 과거의 어떤날?

시간을 한참 건너 뛰어서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일제 강점기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무분별한 개발로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던 성곽과 유적지를 서울시가 복원에 나섰고,

지난 2006년 ‘공공낙산프로젝트’가 시행되어,

70여명의 작가에 의해서 여러 설치미술과 벽화가 그려지게 되었답니다.

 ‘달동네’'라 불리던 이 일대...

 서울 종로구 충신동과 이화동에 모여 있던 오래된 봉제공장들은,

 작가들이 만들어준 새 간판을 얻었고 버려진 우물 자리는 쉼터가 되었답니다.

 

 

 

대부분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정신이 그러하듯,

힘없고,빽없고,물질적인 풍요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 곳에는 잊혀지기엔 너무 값진 '사람들의 냄새'가 있습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이 어여쁘고 화사한 소파위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과도,

인기척에 작은 쪽문을 열어 두리번 거리는 그들과도,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그래 잘 될거야!' 웃어주기에 그만인 곳입니다.

 

 

"손양! 저렇게 예쁜 전기계량기를 본적이 있니?"

 

 

이것은 봄이 피어나는 보일러 환기통일것 같네요.

 

 

몹시 가파른 계단위로 자유를 안고 희망의 비상을 하는 새들이 날아오릅니다.

 

 

단숨에 총총 계단을 오르던 손양이 갑자기 멈춰섭니다.

"엄마! 싹이야! 싹이 나요.정말...봄인가봐!"

 

 

사람 한사람 겨우 지나갈것 같은 골목을 조심스레 걸어나오는데,

쪽문 하나가 빠끔 열리더니 할아버지 한분이 나오십니다.

얼핏 열려진 문틈을 통해 한없이 작고 초라한 공간이 보입니다.

그러나...할아버지의 얼굴 만연 가득한 '큰웃음'에는,

옹색한 가난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골목길을 다 벗어나도록 문앞에 서서는,

손양에게 손을 흔들어대십니다.

"아가! 네가 최고닷!네가 최고여~"

 

 

하하...네! 할아버지 말씀대로 손양이 최고입니다.

이 가파른 계단과 이 좁은 골목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좀 더 높아야 좀 더 멀리 볼수 있다는 '과학적인 이론'(^^)을 앞세워,

아빠 '무등'을 타고 동네마실을 하였으니요.

 

 

손양과 둘러보았던 '통영 동피랑'의 벽화가 다소 예술적이고,

'청주 수암골'의 벽화는 '그림책동화'같았다면,

'낙산공원 벽화'는 해학적입니다.

 

 

위에서 내려오기 보다는 아래에서 찬찬히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제대로 피어있는 꽃들을 마주할수 있는 '꽃계단'

 

 

동네 언덕배기에서 한아름 따 오셨다는 '봄나물'을 다듬고 계신,

아주머니의 투박한 손놀임에도 봄은 오고 있었습니다.

 

 

 

"엄마! 이것은 돈나물...

그리고 이것은 강아지풀! 알았죠?"

 

 

 

많은 벽화들이 좌우로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로 가리어져 있어,

벽화로의 접근이 어려워 조금 아쉬웠습니다.

 

게다가,조금만 더 있으면 낙산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혜화동 아래로 떨어질 해그늘도 멋질터인데,

아쉬웠지만...약속시간도 다 되고 하여,

재미있는 미로같은 골목길을 빠져나옵니다.

 

 

쌀 한가마가 훨씬 넘어가는(^^) 손양을 '어부바'해서요.

왠지...낙산의 소박한 벽화마을의 좁은 골목을 뒤돌아 나올땐,

사랑하는 사람과 체온을 나누며 돌아와야 할것 같아서요.

 

 

 

 

 

전국의 벽화마을 지도...참고하시라 올려드립니다.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은 지도에 빠져있네요.)

 

담장 너머 노오란 개나리 피어오르는 봄날...벽화마을로의 나들이 참 좋을것 같습니다.

 

 

 

 낙산공원 벽화마을 가는 길은요?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마로니에 공원과 방통대 사이 길로 직진하면,

노란색의 ‘공공미술낙산프로젝트’ 안내소가 보입니다.

그 뒷길로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낙산공원에 올라요.

올라가는 길은 꽤 경사가 있기 때문에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5번 출구에서

 마을버스(종로3번)를 타고 종점까지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천천히 오르막길을 '직접'오르시며 30년된 이발소도,

옛날 옛적 우리가 다녔음직한 낡고 소박한 '속셈학원'도 구경해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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